[수의사일기] 안락사

미디어펫츠 | 조은석 P&G 동물병원 원장 | 입력 2005.04.21 19:34

안녕하세요.
우리 수의사와 동물보호 운동 하시는 분들 과는 같은 동물을 보는 입장의 차이를 너무 많이 느껴요.
동물보호 활동 하시는 분들은 유기동물을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최종적으로 행하는 안락사를 너무 안타까워하시고 괴로워하시는 것을 많이 보아요.

오늘도 서울지역 관할 유기동물보호 시설에서 20여마리의 강아지를 결국 안락사 하게 되었답니다.
안락사를 행한 강아지들은 매우 심한 피부병을 가진 녀석들과
후구마비 상태에 유기된 녀석과 온몸이 상처 투성이로 매우 심하게 피부괴사가 진행된
유기 강아지 들이었습니다.

한 달간의 유기동물 보호 기간이 지나고 입양도 안되는 마지막 강아지들을
최종적으로 행하는 행위가 안락사입니다.

우리 수의사 입장에서는 동물을 심판하는 죽음의 사자가 된 기분입니다.

아마 어느 수의사도 이런 일 하는 것 좋아 할일이 없을 거여요.

그러나 이 일을 하게 되면 매우 침착해 집니다.

눈물을 흘리시면서 안타까와 하시는 동물보호 운동 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에
백정 같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냉정하다고 하실지 모릅니다.

우리 수의사가 생각하는 안락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차라리 다음세대에 좋은 세상에 다시 오기를 바라고
이 세상보다 더 좋은 저 세상에 가서 이승의 고통과 버려짐의 안타까움을 잊고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하게 된답니다.

오늘도 이런 강아지들을 보내시는 것을 직접 도우신 동물보호 단체 회원님.......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셨는데...........
보냄의 안타까움에 괴로워 하지 마세요.

이승보다 저승이 그들에게 좋습니다.
그리고 편할겁니다.
이승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잘보내 준 거여요.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그 애들 저승에서 행복하게 살거여요.

우리도 이승을 떠나 천국가면
황금정원에서 다시 만날 거여요.
먼저 떠난 강아지들에게 이 글을 받칩니다.


강아지 천사

오늘도 천국의 날이 밝아옵니다.
작고 귀여운 강아지 천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천사들과 함께 신나는 놀이도 하지 않은채...
천국의 문턱에 턱을 고이고 홀로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주인님이 오실거예요..."
"주인님이 오시면 나를 부르실 거여요."

다른 천사들은 강아지 천사의 옆을 스쳐
서둘러 천국의 문을 들어가고 있습니다.
강아지 천사는 부러운 눈으로 다른 천사들을 봅니다.
천국의 문턱에 홀로 앉은채....

강아지 천사는 말합니다
"내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주인님께서 언젠가는 오셔서
나를 불러 주실거여요"

천국아래 지상에서,
천사의 주인님은
안락의자에 앉아서
지금은 거기에 없는
작은 강아지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작은 천사는 두귀를 쫑긋하며
꿈속에서 주인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기다리던
춥고 어두운 죽음의 손이 문을 열고
황금의 정원으로 인도하면
그는 들을 수 있습니다.
어둠너머 저편
작은 천사가
짖는 소리를.................

저작권안내

  • 저작권자인 미디어펫츠의 승인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단 딥링크는 허용합니다.
  • 미니홈피,카페,블로그 등 비영리 사이트에 한해 저작권 표시를 훼손하지 않을 경우 사용 가능합니다.
  • 모니터링을 통하여 무단 도용과 저작권표시 훼손이 적발될 경우 관련법규에 따라 고발 조치합니다.

보도자료등록